청죽's Diary

청죽 2018-01-08 07:27:45   311   0

동행

동행

암흑으로 덮인 밤
언제부터 걸어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

출발한 곳이 있고
가야할 곳이 있을텐데
그곳이 어디였는지
무엇을 위해 그곳으로
가야만 하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

지친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찬바람이 부는 거친 벌판을 지나
태양이 이글거리는 사막의 한 가운데서
길을 잃어버렸네

타오르는 갈증을 참으며
걷고 또 걸어가네
환청속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
잘못들었나 싶어 고개도 안돌리고
걸어가는데
다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

낯선 나그네가 다가와서는
함께 가자고 말을 거는데
내 한 몸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을 하네

그러나 나그네는 계속 함께 가자고 하네
자기가 사막길을 잘 안다면서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안다며
자신의 물통을 나에게 주네
빼앗다시피 물통을 낚아채 허겁지겁 마셨네

나그네는
그저 빙긋이 웃으면서
나를 바라볼 뿐이네
다시 길을 걸었네
혼자 걷는 길이 아니라
함께 걷는 길이라서 조금은 덜 외로웠네

그제서야 나그네를 바라보고 생각을 했네
이 나그네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그네에게 물어보니 빙긋이 웃으며
손을 들어 저 머나먼 하늘을 가르키네

나그네가 나에게 고향을 물어보고
지나온 시절을 물어보고 꿈을 물어보며
때로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고
때로는 격력와 위로의 말을 건네어주네

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 걸어서
오아시스로 나를 인도한 나그네는
정신없이 얼굴을 담그고 물을 마시는
나를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라보고 서 있을 뿐이네

돌아보니
그는 자신의 물통을 나에게 주고
사막을 지나는 동안 물 한모금 마시지 않아서
갈증이 심했을텐데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나를 오아시스로 이끌었다네

나그네는 물통에 새로이 물을 담더니
편안한 여행길이 되라며 인사를 건네고
다시 뜨거운 사막으로 걸어가네

나는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뜨거운 사막길을
그는 스스로의 걸음으로
다시 걸어가네

뒤늦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소리쳐 그의 이름을 물으니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시네

이제는 알겠네
앞으로 걸어가는 삶의 길
기쁠때나 슬플때나
예수께서 나와 동행하심을

저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예수께서 구원하실
또 다른 방랑자를 위하여
나의 마음을 담아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하네

2015년 6월 10일 첫 만남을 추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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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두 딸아이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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